2025 선샘미 아티스트북 기획전

'접는다'는 행위는 보통 꿈, 관계, 가능성을 접는 일처럼 소거와 단념의 은유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 전시에서의 '접기'는 그 익 숙한 언어의 틈을 비틀며 시작된다.

종이를 접는 행위는 표면을 재구성하고, 시간과 구조를 재편하 는 몸의 사고다. 접는다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변형이 아니라 하 나의 평면이 새로운 질서를 갖는 방식이며, 아직 이미지가 되지 않은 생각, 말로 붙들리지 않는 감각이 형태로 엮이는 순간이다.
결국 '접기'라는 행위를 통해 포기 대신, 시작하는 방식을 다시 정의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생각을 접고, 누군가는 감정을 구기 며, 또 누군가는 그 모든 것을 다시 펴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접히고 펼쳐지는 반복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형태가 아니라, 각 자의 방식으로 겪는 과정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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